2008년 12월 4일 목요일

혁신주도형 경제로의 전환과 추진전략

박동(국가균형발전위 정책연구실장)*

  • 이 연구는 최근 세계경제환경 변화를 둘러싼 논의를 비판적으로 재검토하고,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새로운 대안과 추진전략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최근 세계의 경제환경은 산업활동의 세계화, 디지털․네트워크화, IT․BT․NT 등 지식기술혁명, 중국경제의 급성장, 환경과 시장의 조화라는 대소용돌이에 직면하고 있다. 한국경제는 1960년대 산업화 이후 노동력과 자본 등 요소투입형 발전전략을 통해 급속한 성장을 이루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1995년 최초로 1인당 국민소득 1만불을 넘어선 이후 우리나라는 10년째 마(魔)의 1만불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전환기 속의 우리 산업은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서의 넛 크래커(nut-cracker) 딜레마, 혁신이 미흡한 경제구조, 경제주체간 대립의 심화 등의 도전 속에서 혁신에 성공함으로써 새로운 발전의 길을 찾아 나가느냐, 아니면 정체하거나 쇠퇴하느냐 하는 중대한 갈림길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여기서 연구자는 자본의 세계화, 비정규직 노동자 및 실업률 증가 등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가 와해되며, 고용 없는 성장의 딜레마에 직면한 한국경제는 혁신을 통해서만 새로운 성장동력의 재생이 가능하다고 본다. 결국 한국경제가 새로운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혁신주도형 경제로의 대전환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Ⅰ. 경제정책의 코페르니쿠스적 대전환

최근 우리 경제는 투자와 내수의 부진으로 매우 어려운 환경을 맞이하고 있다. 이를 두고 한편에서는 한국 경제가 일본형 장기불황국면에 진입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단순한 조정국면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과연 한국 경제는 위기에 처해 있는가 아니면 경기순환에 따른 일시적 불황에 직면하고 있을 뿐인가? 이 연구는 이러한 최근의 경제환경을 둘러싼 논의를 비판적으로 재검토하고,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새로운 혁신주도형 경제발전모델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고자 한다.

1980년대 이전까지 신고전파이론, 케인즈주의 등 기존 경제정책들은 경제발전에서 기술혁신을 외생변수로 취급하고 경제적 산출을 자본과 노동이라는 두 투입요소에 의해 설명해왔다. 서구 국가들에서 대체로 우파 정당들은 통화주의적 접근을 통해 세금인하 등 공급 측면을 강조하면서 정부의 역할을 통화 흐름을 조정하는 것으로 국한시켰다. 간단히 말해 시장에 모든 기능을 내맡기면 모든 문제가 제대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던 것이다. 이에 반해 사민주의 좌파정당들은 대체로 수요진작을 통한 고용확대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하였다. 여기서는 조세, 통화 정책은 물론 공공지출 등을 통해 소비능력을 창출하는 것이 국가의 주요 임무가 된다.

전체적으로 정치경제학의 이론적 측면에서 보면 서구국가들에서 좌․우파 정부들은 성장위주의 정책이 파생시킨 시장실패를 교정하기 위해 복지와 분배를 강조하는 수요진작정책을 추구하고, 이는 대부분 국가재정의 위기를 낳아 다시 성장정책으로 전환하는 순환을 거듭해온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 모두는 1990년대 이후 경제환경이 급변하면서 혁신기술의 창출․확산․활용에 기초한 혁신역량의 제고에 크게 기여하지 못한 것으로 판명났다.

최근 세계의 경제환경은 산업활동의 세계화, 디지털․네트워크화, IT․BT․NT 등 지식기술혁명, 중국경제의 급성장, 환경과 시장의 조화라는 대소용돌이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선진국 및 동북아 각국은 ‘혁신주도형’ 경제발전모델을 채택하여 기술혁신을 통한 원천적인 국가경쟁력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정보기술혁명에 기반한 ‘신성장’ 모델은 미국은 물론 영국, 프랑스 등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북아 각국들도 중국의 저임공세에 대응하여 IT․BT․NT 등 신기술의 창출․확산․활용에 정책적 관심을 초집중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처럼 세계 경제환경의 급변에 따라 한국경제는 90년대초 이후 지속적으로 대전환을 요구받아 왔다. 1960년대초에 산업화를 시작한 이후 우리는 노동력과 자본 등 요소투입형 발전전략을 통해 급속한 성장을 이루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1995년 최초로 1인당 국민소득 1만불을 넘어선 이후 경제발전전략의 대전환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서 우리나라는 10년째 마(魔)의 1만불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전환기 속의 우리 산업은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서의 넛 크래커(nut-cracker) 딜레마, 혁신이 미흡한 경제구조, 경제주체간 대립의 심화 등의 도전 속에서 혁신에 성공함으로써 새로운 발전의 길을 찾아 나가느냐, 아니면 정체하거나 쇠퇴하느냐 하는 중대한 갈림길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국가균형발전위원회, 2003).

이러한 가운데 현재 성장이냐 분배냐, 규제냐 탈규제냐, 적극적 국가개입이냐 소극적 관리냐 하는 논란은 서구이론을 여과없이 우리 현실에 끼워 맞추는 격으로, 새로운 발전적 대안을 제시하는 데 크게 기여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연구자는 자본의 세계화, 비정규직 노동자 및 실업률 증가 등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가 와해되며, 고용 없는 성장의 딜레마에 직면한 한국경제는 혁신을 통해서만 새로운 성장동력의 재생이 가능하다고 본다. 혁신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입장에 입각해 이후의 장에서는 혁신주도형 경제의 기본개념과 세계적 추세, 그리고 우리나라에서의 추진전략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Ⅱ. 혁신주도형 경제의 개념과 이론

1. 혁신주도형 경제의 개념

혁신주도형 경제는 그렇다면 어떠한 경제를 가리키는가? 지금까지 제기된 여러 가지 이론적 논의를 종합해보면 ‘혁신주도형 경제’란 산학협력 및 R&D 투자 등을 통해 창의적이고 현장적응력이 높은 인력을 양성하고, 새로운 기술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기술의 사업화 및 상업화를 촉진시켜 국부 자체를 증대시키는 경제를 의미한다고 말할 수 있다.


기존의 ‘혁신모델’에서는 연구개발에 의한 지식․기술의 창출, 교육․훈련을 통한 인적자본의 육성, 혁신적 기업가 정신 등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산학협력 및 연구개발투자를 통한 새로운 기술의 창출만으로는 혁신주도형 경제가 성공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주장에 입각해 루셀, 사드, 에릭슨 등 소위 ‘제3세대 R&D이론가’들은 혁신의 개념을 상업적 성과를 중시하는 ‘기술혁신+마케팅’으로 새롭게 정의하였다(Roussel, Saad & Erickson, 1991).

이러한 혁신주도형 경제발전모델을 채택한다고 해서 모든 나라가 당장 고기술, 고생산성의 고기능경제를 갖춘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혁신주도형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는 크게 두 가지의 딜레마를 극복해야만 한다.

첫째, 투자의 회임기간이 길어 장기적 안목에 입각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제의 근본역량을 끌어올리는 기술혁신 투자는 회임기간이 길기 때문에 장기적 안목에서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혁신의 성과가 발현되고 경제발전을 추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기술혁신 투자의 장기적인 회임기간과 국민 및 정부의 조급한 혁신성과에 대한 기대 간의 괴리는 필연적으로 상당한 고통(terrible nightmare of innovation)을 수반한다. 이에 따라 정부 스스로 집권임기를 초월한 일관된 정책추진을 위해 국민적 합의형성을 통해 혁신주체 간의 협력을 이끌어내고, 합리적 투자를 통해 회임기간을 단축하고 혁신성과를 극대화하려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아래의 <그림 1>은 혁신주도형 경제발전모델이 갖는 딜레마를 잘 보여주고 있다. 혁신성장의 경로를 보면 대체로 한 정권내에서 그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혁신의 성과가 드러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실제로 혁신의 성과가 단기간에 결실을 맺지 않기 때문에 국민들의 기대는 이내 실망 또는 환멸(disenchantment)로 바뀌고 정책결정자들도 여론에 민감해지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혁신성과를 극대화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림 1> 혁신주도형 발전모델의 이상과 현실




대체로 노동력과 자본의 절대량에 의존하는 요소투입형 발전전략은 그 성과가 비교적 빠르게 나타나는 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성장률이 둔화되는 경향을 나타내는 것이 보편적이다. 한국경제가 매우 빠르고도 압축적으로 선진국을 따라잡는 데 일정정도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러한 요소투입형 발전전략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달리 혁신주도형 발전전략은 그 성과가 초기에는 매우 미미한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일정시점(take-off stage)을 지나면 그 성과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장기적으로 갈수록 승수효과가 극적으로 표출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즉 일정시점까지의 고통의 시기를 경과하면 혁신주도형 발전전략의 성과가 요소투입형 발전의 성과를 추월하고 발전격차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발전전략에 따른 전환의 비용을 감내할 수 있는 사회적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 혁신주도형 경제는 혁신하는 주체에 대해 더 높은 보상을 부여하기 때문에 사회적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하이테크 사회로 전환하면 할수록 더욱 질 높은 ‘사회연대정책’을 병행하지 않으면 안된다.

정보화격차(digital divide), 기술격차 등 혁신의 역설, 고용 없는 성장, 소득불평등 증가 등에 따라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이 병행추진되지 않으면 혁신주도형 경제정책도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 사회적 연대는 어디까지나 일방적인 소득이전과 수혜관계가 아니라 공동체의 시민에게 역동적인 생활기회를 부여하는 적극적 복지의 수단으로서 기능해야 한다. 즉 수동적 복지국가에서는 복지에 대한 의존, 사회적 배제 등의 결과를 낳아 시민들을 무기력화시켰지만, 이제는 시민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자신들의 복리(well-being)를 스스로 달성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시민들이 더욱 강건해지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A. Giddens, 2002).


<그림 2> 혁신주도형 발전의 역설



2. ‘혁신주도형 경제발전’ 이론의 전개

지금까지 ‘신고전파 경제학이론’에서는 경제발전 과정을 자본과 노동이 생산과정에 투입되고 거기서 발생한 이윤이 다음 생산과정에 투입되는 순환구조로 이해해왔다. 이 이론에 따르면, 완전경쟁적 시장체계는 자원을 사적인 용도에 효율적인 방식으로 할당하며, 교환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효익을 실현시킨다. 그러나 시장은 외부성(externality), 규모에 대한 수확체증, 거래비용(transaction cost) 등과 같은 다양한 장애요인들 때문에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시장은 비경쟁적 소비를 특징으로 하는 공공재를 비효율적으로 공급한다.


결국 신고전파 경제학이론에서는 노동, 자본의 생산요소가 경제성장의 변수이지만 기술진보를 외생변수로 간주하여 경제분석에서 제외하기 때문에 계속된 생산증가는 생산자원과 수요의 한계에 부딪쳐 비용이 상승하고 이윤이 감소하는 수확체감법칙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에 반해 기술혁신을 강조하는 ‘혁신성장이론’은 경제발전 과정을 기술혁신에 의해 생산함수가 변화하는 동태적 과정으로 파악하였다(Schumpeter, 1950). 특히 최근의 ‘신성장모델’은 연구개발에 의한 지식․기술의 창출과 교육․훈련을 통한 인적자본의 육성을 강조한다(Romer, 1994). 혁신성장이론은 경제성장과 생산성 향상에서 지식과 기술이 갖는 역할을 체계적으로 규명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일명 ‘내생적 성장이론’(endogenous growth theory)으로 불리우기도 한다.

여기서는 기존의 균형상태에 의존하지 않고 미래의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창조적 파괴’를 통해 생산함수 자체를 뒤바꿀 수 있는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신성장이론에서는 연구개발을 통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창출하고, 그러한 지식을 확산․활용함으로써 성장동력을 쇄신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로 인해 요소투입의 증가보다 더 많은 산출이 발생하는 수확체증의 법칙이 작동하게 된다.

특히 강조해야 할 점은 연구개발 지출이나 교육훈련기간에 있어서 시장참여자들이 내리는 판단은 개인적으로는 최적일 수 있으나 사회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러한 지식공급에 있어서 시장기제의 한계를 정부의 정책적 개입에 의해 해소하지 않으면 안된다. 정부는 거시환경의 정비 외에도 교육․인력개발, 과학기술, R&D, 정보인프라 등에 관한 미시적 정책환경도 대폭 정비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개입하느냐 하는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개입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표 1> 연구개발전략의 변화추이
자료: Roussel, Saad & Erickson, 1991.


최근에는 이러한 혁신성장이론을 더욱 발전시킨 것으로 평가되는 ‘제3세대 R&D 이론’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들은 기존 이론들이 혁신을 위한 연구개발(R&D)을 과학기술분야의 문제로 협소하게 이해했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이들은 기술개발이 혁신의 핵심적 요소이지만, 이것만으로 혁신의 열매로 이어지지는 않으며, 사업화, 상업화에 성공해야만 완전한 의미의 혁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Roussel, Saad & Erickson, 1991).

이러한 제3세대 R&D이론은 기존 인력양성 정책의 대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즉 인력양성도 ‘과학기술 인재양성’이라는 고립된 방식이 아니라 과학기술인재의 수요자인 기업입장까지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이공계 기피현상을 해결하는 노력에 있어서도 이러한 관점을 가져야 함은 물론이다.

이상과 같은 혁신이론들은 애초에는 모험적 마인드를 가진 특출한 개인차원의 기업가(entrepreneur) 역할에 주목했으나 최근에는 혁신행위가 일어나는 조직, 문화, 환경, 제도로 초점을 옮겨가고 있다. 즉, 개인적 우연성이 아니라 체계적 요인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 최근의 추세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기업, 연구소, 대학, 지자체 등의 혁신주체들이 근접한 지역에서 상호작용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기술개발과 이전, 활용뿐만 아니라 암묵적 지식의 공유를 원활하게 할 때, 혁신이 잘 일어난다는 점에서 혁신클러스터를 강조하기에 이르렀다.

이로부터 지역혁신체계(regional innovation system)라는 새로운 개념이 도출되었다. 여기서 지역혁신체계는 지방정부, 지방대학, 지역기업, 연구소 등 다양한 지역내 혁신주체들이 새로운 연구개발, 신제품생산, 행정제도개혁, 문화활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서로 역동적으로 협력하고 학습함으로써 새로운 혁신을 창출하고 이를 통해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체계를 가리킨다(국가균형발전위원회, 2003).

선진국들이 지역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지역혁신체계를 구축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지식기반사회로의 전환에 따라 국가단위보다 지리적 인접성을 갖는 지역수준의 경쟁력이 매우 중요한 변수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계화의 와중에도 지리적 인접성이 지속적으로 중요성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지리적, 문화적, 제도적 의미에서 인접성이 원거리에서는 연결하기 어려운 특별한 접근, 특별한 관계, 더 나은 정보, 강력한 인센티브, 그리고 여타의 생산성에서의 이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Porter, 1998: 237). 이러한 의미에서 ‘공간’이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입지는 당연히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것이다.

이 연구에서 분석하는 다수의 지역혁신 사례들이 보여주는 바와 같이 선진 각국은 이러한 지역혁신체계의 구축을 통해 미래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있다. 이같은 선진국의 성공사례들은 산․학․연․관의 유기적인 연계가 실제로 지역내 경제발전에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는 사실을 잘 입증하고 있다.


Ⅲ. 혁신주도형 경제의 세계적 성공사례


여기서는 선진국의 지역혁신 사례에 관한 경험적 탐구를 통해 지역혁신을 불러온 다양한 변수들을 파악하고자 한다. 특히 어떠한 구체적 메커니즘이 지역혁신을 성공하도록 만들었는가 하는 것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도록 할 것이다.


선진국의 지역혁신사례가 보여주는 첫번째 교훈은 국가발전이 혁신의 창출만이 아니라 기업들 사이에 혁신을 광범위하게 채택함으로써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중소기업의 예를 들면 대부분의 기업은 신기술을 창출하기보다 신기술을 채택함으로써 발전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혁신이 확산되고 증폭되기 위해서는 지역내에서의 협력과 조율, 지식이전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지역혁신 주체들간의 협력과 조율은 지역에서 필요한 동력을 획득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혁신주체들 사이에 체계적 네트워크가 형성되어야만 자유롭고 개방적인 정보의 흐름이 용이해질 수 있는 것이다(Fornahl and Brenner, 2003).

미국의 서부와 동부에 자리잡고 있는 실리콘 밸리와 루트 128의 지역혁신사례에 대한 비교분석은 이러한 사실을 잘 보여준다(Saxenian, 1994). 실리콘 밸리와 루트 128은 연방정부의 적극적인 역할과 스탠포드와 MIT 등 연구중심대학을 중심으로 전자․정보공학 등 첨단산업분야에서 지역혁신에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의 국방비 지출 삭감과 오일쇼크 그리고 국제경쟁의 심화 등을 거치면서 실리콘 밸리는 새로운 혁신과 지역내 혁신네트워크 활성화로 세계적 첨단산업의 근거지로 도약한 반면에, 루트 128지역은 연구개발의 지속적 상용화에 실패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더딘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두 지역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가져다주는 가장 결정적인 교훈은 혁신네트워크가 보다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지역에서 더욱 강화되고 번창한다는 사실이다. 특히 실리콘 밸리의 개방적 협력 네트워크는 상호신뢰와 경쟁의식을 강화하는 문화를 형성함으로써 지속적 공동학습과 혁신을 불러 일으켰다. 이에 반해 루트 128 지역은 개별 기업들이 독립적 경영마인드를 갖고 경제적 자립에 치중함으로써 기업간의 협력과 교류활동에 장애가 되었다.

둘째, 선진국의 성공사례가 보여주는 또 다른 시사점은 창업기업 및 분리 신설기업을 중심으로 기술이전기관, 후방연관업체, 생산자서비스, 벤처자본 등 여러 혁신주체들간의 협력을 통해 성공적 혁신클러스터가 구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캠브리지 테크노폴은 이의 대표적 사례이다. 동 지역은 정보기술, 전자, 무선통신, 소프트웨어, 바이오산업 등 첨단산업분야의 기업들이 집적함으로써 영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 가운데 하나이다.

특히 1970년에 설립된 캠브리지 사이언스파크가 지역발전에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하였다. 이러한 지역발전은 중앙정부의 직접적 자금지원 또는 개입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지역의 기업과 은행 등의 자발적 노력에 기초한 기업창업 및 분리신설기업에 의한 것이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캠브리지의 첨단기업들은 단순한 물리적 집적이 아니라 동일산업내 전문기업들의 네트워크로 구성된 ‘클러스터’라고 말할 수 있다. 현재 캠브리지 테크노폴에는 약 1,600여개의 첨단기업이 입지하고 있는데, 많은 연구자들은 이를 두고 ‘캠브리지 현상’이라고 부를 정도이다(국가균형발전위원회, 2004a).


<표 2> 세계적 혁신클러스터의 특징과 성공변수


셋째, 세계적 혁신클러스터의 형성에서는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선도적 대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프랑스의 소피아 앙띠폴리스는 파리에서 800Km나 떨어진 중소도시이며, 오랫동안 농업과 관광산업만이 유일한 산업이고 여타 산업과 연구소 및 대학의 전통이 없는 지적자원의 황무지나 마찬가지인 지역이었다. 그러나 지역혁신에 나선지 30여년만인 지난 1998년 세계 10대 지식기반 선도지역 중의 하나이자, 유럽의 3대 지식기반 선도지역 중의 하나로 선정될 정도로 급성장하였다.

소피아 앙띠폴리스는 실리콘 밸리나 캠브리지 등과 같이 대학을 중심으로 기업을 창업하거나 분리신설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한 것이 아니라, 텅빈 공간에 선도적 대기업이 입지하고, 그 다음 서비스기업과 중소기업들이 들어섰으며, 마지막으로 대학이 입지하여 혁신 클러스터로 성장한 오랜 지역혁신 활동의 산물이다. 소피아 앙띠폴리스를 통해 프랑스는 수도권 기능의 지방분산과 지역경제의 발전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었다.
넷째, 세계적 혁신클러스터가 구축되기 위해서는 산학연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이다. 세계 2위의 IT 클러스터로 평가받고 있는 스웨덴 시스타는 70년대초까지만해도 군사훈련장으로 사용되던 지역이었다. 그러나 1970년대 중반 에릭슨과 IBM이 진출하면서 세계적 정보통신산업의 메카로 성장하게 된다. 이후 시스타는 대학-연구소-기업을 잇는 R&D 클러스터로서의 강력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성공하였다.
시스타의 성공은 스웨덴 정부 및 스톡홀름시의 적극적 역할과 더불어 산학연간의 유기적 협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특히 스웨덴 정부는 1990년대초의 세계적 경제불황 및 EU 통합 등에 대비하여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국화폐의 평가절하 등 거시경제정책을 실시함과 아울러 산업클러스터 활성화와 같은 혁신정책을 적극 추진하였다. 특히 스웨덴 정부는 산학연 협력을 통한 기술개발에 국력을 집중함으로써 조기에 첨단산업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시스타지역의 지역혁신체계 구축과정에서는 스톡홀름시의 정책대응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 무엇보다 스톡홀름시는 지역혁신체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는 효율적 산학연 협력체제의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지원해왔다. 특히 스톡홀름시와 에릭슨, 스웨덴 정부가 설립한 일렉트룸은 산학연간 협력지원센터로서 산학협력의 매개체로서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끝으로, 세계적 혁신클러스터의 형성이 정치적 명령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통해 강력한 혁신 클러스터의 출현이 촉진 또는 지연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신주과학산업단지는 대만정부가 정책적으로 개발한 첨단단지이지만 과거에 개발한 어느 첨단산업단지보다 빠르게 성장하였고, 아울러 높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신주단지의 건설이 대만에 첨단산업을 정착시키고 산업경쟁력을 고도화하는 데 기본적인 목표가 있었다면, 이 목표는 매우 성공적으로 달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1980년대 말 대만의 경쟁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위기 진단이 나올 때 신주는 대만을 저임금의 노동집약적 산업구조에서 기술집약적 산업구조로 도약하게 한 주역이었다.
이같은 신주의 성공사례는 새로 조성된 단지에 국내외 IT 전문기업들을 끌어들임으로써, 산․학․연 간의 생산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거기에 기술적 시너지를 촉발시킨 경제발전전략의 개가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신주는 정부주도로 실리콘 밸리의 생산 네트워크를 재창출한 ‘실리콘 밸리의 복제’라고 평가되기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혁신 클러스터는 대부분 형성 초기 단계의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그 형태나 작동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 구성주체 측면에서 연구개발부문, 생산체계부문, 기업지원서비스부문간의 균형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또한 그 역할 구분도 불명확하다. 네트워크 측면에서도 효율적 의사결정과 정보교류 등을 위한 구성주체들간의 네트워크의 형성이 미흡한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첫째, 혁신주체들간의 네트워크 브로커 기능을 담당할 수 있는 추진체계를 조기에 확립함으로써 혁신 클러스터가 자생적으로 활성화되기 이전까지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둘째, 대학 및 연구소의 연구능력을 확대하여 우수 연구개발 인력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등 연구기반을 강화하고, 산학연계를 강화하는 등 효과적 연구개발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셋째, 생산체계부문, 연구개발부문, 기업지원부문 등에서 구성주체들간의 긴밀한 혁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국제화를 통해 새로운 기술, 지식, 정보, 시장 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단지 기업과 대학․연구소 등을 단순히 집적한다고 해서 그것이 혁신 클러스터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혁신 클러스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혁신주체들간의 긴밀한 상호교류를 가능하게 하는 네트워크의 존재인 것이다.

Ⅳ. 혁신주도형 경제의 추진전략

1. 혁신주도형 신성장 추진체계 구축

세계화와 지식경제시대의 도래와 함께 세계는 지금 혁신클러스터의 조성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국가경쟁력의 원천이 지식과 기술로 전환하면서 경쟁의 단위도 국가 또는 개별기업에서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혁신클러스터간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이미 국제경쟁력 제고 및 신성장구조 정착을 위해 혁신클러스터 육성을 토대로 한 경쟁력 강화 정책을 추진해왔다. 이를 두고 마이클 포터를 비롯한 경제지리학자들은 성공적인 혁신클러스터의 창출이 선진경제 진입의 필수조건임을 역설하고 있을 정도이다(Porter, 1998).
<표 3> 국가 5대부문의 혁신과 주요 추진과제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한 역동성과 경쟁력을 갖춘 혁신클러스터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혁신․과학기술혁신․지역혁신․교육혁신․기업혁신 등 국가대혁신을 추진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같은 국가대혁신을 통해 중앙정부, 지자체, 민간부문간의 단절형 사회구조로부터 협력과 경쟁의 수평적인 ‘네트워크형 사회’로의 전환을 이루어내야 한다. 특히 중앙집권적인 통제형 사회구조로부터 벗어나 지역사회․주민과 보다 밀착된 분권형 사회구조로의 이행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급속한 기술변화나 경쟁의 심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제주체간의 긴밀한 상호연계와 협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공동학습, 정보교환 등 혁신능력 배양과 지역전략산업 중심의 혁신클러스터를 육성함으로써 지역경쟁력을 배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국가대혁신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중앙과 지역 수준에서 혁신체계를 구성하고 이들간에 상호 유기적인 연계와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먼저, 국가수준에서 정부 각 부처가 추진하는 연구개발 사업과 혁신관련 사업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지역의 연구개발에 대한 총괄적 조정 및 평가를 수행할 국가혁신체계(NIS)를 정비해야 한다. 여기서 국가혁신체계는 국가단위의 과학기술, 연구개발, 교육훈련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공공․민간부문을 포함한 각종 조직, 기업, 제도, 인력 등의 전국적 종합 혁신 네트워크를 일컫는다(국가균형발전위원회, 2004b). 이를 통해 차세대 성장동력 창출 및 기술혁신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갖추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제 세계는 경제활동의 글로벌화, 지식기반시대의 도래로 과학기술, 혁신에 기초한 세계적인 제품․서비스를 자체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이 국가, 산업 경쟁력의 근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를 맞이하였다. 이에 선진 각국들은 기술융합 및 복합화의 가속화, 제품수명주기의 단축 등으로 기술개발 및 상업화의 비용과 위험을 분담하기 위해 기업간 또는 산․학․연 및 외국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경제의 지속적 성장한계는 과학기술 및 혁신정책의 취약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과학기술 정책자체도 많은 제약에 직면하고 있다.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기술이 부각되고 있지만 기술혁신에 의한 생산성 증가율이 저조하고, 선진국 대비 IT․BT․NT 등 첨단기술의 기술격차가 여전히 크다. 뿐만 아니라 주력산업은 부가가치가 낮은 가치사슬에 위치하고 있어 신흥공업국과의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21세기 경제환경 하에서 신성장의 새로운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과학기술의 창출․확산․상업화를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국가혁신체계를 구축하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긴급한 국가과제라고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국가적 차원에서 지식창출, 확산, 상업화 등 일련의 작동메커니즘을 체계적으로 점검하고 제약요인을 해소해 나가야만 한다. 뿐만 아니라 원천기술, 기술혁신에 기초한 미래의 성장잠재력 강화에 정책역량을 총집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국가혁신체계의 구축을 위해서는 과학기술의 주체인 기업, 대학 등의 혁신역량 강화가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요청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기반의 강화를 위한 인력양성 시스템 구축, R&D 투자규모 확대․구조개선 등으로 혁신자원을 효율적으로 배치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산․학․연 연계체계를 강화하여 창출된 지식, 기술의 유동성 및 활용도를 제고하고 기술공급자와 수요자간의 불일치를 해소하며, 지식창출․기술이전․상업화 등 기술개발에서 창업 및 실용화까지 전체 단계에 대한 제약요인을 도출하고 다양한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끝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과학기술의 중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관련 부처의 정책일관성 유지 및 혁신지향적 제도 및 환경조성에도 전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지역단위에서는 지자체, 대학, 기업, 연구기관 등 지역혁신 주체들이 공동학습과 혁신창출을 통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수 있는 지역혁신체계(RIS)를 구축하도록 해야 한다. 선진 각국의 경험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대학과 인접한 지역의 첨단산업단지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간의 네트워크, 기업과 기업간의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정부와 지역주민까지 연계한 네트워크의 형성이 지역혁신에서 핵심적 성공요인이기 때문이다.
요소투입형 경제에서 혁신주도형 경제로 산업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지역전략산업 중심의 클러스터 및 지역혁신체계의 구축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앞에서도 살펴본 바 있는 미국의 실리콘 밸리, 영국의 캠브리지 테크노 폴, 스웨덴의 시스타, 프랑스의 소피아 앙띠폴리스, 대만의 신주 등은 각국의 경쟁력을 대표하는 지역혁신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지역혁신체계 구축과 관련한 핵심과제로는 지역혁신네트워크의 구축, 신활력지역의 발전 촉진, 지역전략산업의 육성, 공공기관의 이전 및 혁신도시 건설, 신수도권 발전정책 등을 들 수 있다.
첫째, 지역혁신네트워크 구축과 관련해서는 지역의 산․학․연․관의 네트워크화로 지역혁신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지역발전과 지방문화 발전의 중심축으로 활용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전국의 광역시도를 단위로 지역혁신협의회를 구성하여 다양한 혁신주체를 참여시키고, 지역별 혁신체계 구축․형성의 구심점 역할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방에 대한 R&D예산 지원비중을 확대하고, 「대학의 혁신역량강화를 통한 지방화전략」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 뿐만 아니라 혁신이 항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新산학협력체제 구축을 통해 산업의 발전 및 대학의 자립기반구축을 동시에 도모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지역적여건의 불리로 근대화, 산업화, 도시화의 과정에서 소외된 농․산․어촌 지역을 새로운 활력이 넘치는 ‘신활력지역’으로 전환시켜 나가야 한다. 여기서 신활력지역이란 산업쇠퇴, 인구감소 등으로 소외되고 낙후된 지역이 지역혁신을 통하여 새롭게 활력을 회복하는 곳을 지칭한다. 신활력지역 발전 촉진은 국민통합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필요한 정책으로서, 낙후지역을 신활력지역으로 변화시켜 전국토의 경쟁력을 강화시킴으로써 국민소득 2만불시대 조기달성과 국민통합의 이중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될 것이다.
셋째, 지역의 혁신역량을 극대화하여 지역특성에 맞는 전략산업을 집중 육성해 나가야 한다. 참여정부는 지난 2003년 6월 12일 대구에서 실시된 제9차 국정과제회의를 통해 과거 지역산업 정책에 대한 평가를 기초로 향후 지역전략산업 정책의 기본방향을 설정한 바 있다. 그것은 중앙부처 중심의 하향식 사업선정보다는 지방이 주도하는 지역혁신협의회를 통해 상향식으로 사업타당성 검토 및 기획조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 주력산업을 고부가가치화하고 기존산업과 신산업을 융합․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점, 지역혁신체계를 구축하고, R&D, 전문인력 등 소프트웨어 지원을 강화하여 기술혁신 및 생산성 향상을 도모한다는 점 등이다. 이러한 참여정부의 지역전략산업 육성정책이 지향하는 바는 자립형 지방화를 확립하는 일이다. 이를 통해 지역발전 패러다임이 중앙 의존형에서 지방 자립형으로 전환되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지역전략산업 발전을 위한 계획수립 단계에서부터 집행, 평가, 사후관리 등 전 과정을 지자체 스스로의 노력과 역량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넷째, 수도권 이외의 지방은 신행정수도 건설, 혁신도시건설 및 공공기관 이전 등을 통해 세계 여러 지역들과 당당히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역동적 발전의 계기를 마련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신행정수도는 2007년 하반기에 착공하여 2012년부터 이전을 시작하며,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을 매개로 수도권과 대전․충남을 제외한 11개 광역시․도에 산․학․연․관의 협력과 네트워킹을 촉진할 수 있는 시설과 조직, 기간교통망, 첨단정보통신 및 양질의 주거 및 교육․문화․여가시설을 구비한 미래형 혁신도시를 건설한다는 것이 참여정부의 기본입장이다. 다음으로, 2004년말부터 수도권 소재 190여개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을 추진하되, 지역산업과 연관이 있거나 시너지 효과가 큰 기관은 혁신도시로 집단 이전하도록 하며, 신행정수도 입주가 시작되는 2012년 전까지 이전을 완료토록 한다는 것이다.
끝으로, 수도권 과밀을 해소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단계적으로 개혁하며, 권역별 특성화 발전을 통해 세계적 경쟁력을 증진하고, 주민생활의 편의와 쾌적성을 제고하는 신수도권 발전정책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수도권을 사람․도시․자연이 어우러진 인간중심의 도시로 면모를 일신하며, 질적 발전을 통해 세계와 활기있게 경쟁함으로써 동북아의 중심으로 우뚝설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2. 신산학협력의 활성화

우리 경제가 세계경제 환경의 급변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극복하고 국민소득 2만불의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새롭고 실질적인 산학협력을 통해 혁신을 위한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그렇게 해야만 기술력 있는 기업의 창업 및 성장을 통해 혁신주도형 경제도약이 가능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 사회에는 산학협력을 폄하하는 풍조가 만연되어 있다. 그 결과 대학과 기업 모두가 한 단계 더 발전하지 못하고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다. 우리가 새로운 산학협력을 필요로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러한 위기에 처한 대학과 기업간의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기술력 있는 기업을 육성’하고, 산업경쟁력 강화 지원에 필수적인 ‘대학의 동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기업은 자체의 기술혁신 역량을 보유하고, 일부 대기업은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전체 기업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은 대부분 기술력 없이 대기업의 하청계열화 되어 있으며, 값싼 노동력을 앞세운 중국에 추격당하고 있다. 대학도 어려움에 처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수많은 지방대학들은 대학입학 학생수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정원조차 채우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학생수 부족 문제는 더욱 심각한 수준으로 심화될 예정이다. 더 큰 문제는 다수의 대학이 지역산업과 연계된 대학,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대학을 지향하기보다 백화점식으로 모든 학과를 갖추고 있어 특성화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에 따라 대학을 나와도 지역기업이 요구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해 실업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문제점이 파생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대학과 기업간의 괴리가 너무 심화되어 왔기 때문이다. 주지하듯이 지식기반사회에서 기업 및 국가 전체의 경쟁력은 인적자원의 경쟁력에 의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은 점에서 전문성을 갖춘 고급인력을 양성․배출하는 대학교육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대학교육과 산업현장간의 괴리로 인하여, 인력양성 및 활용 면에서 구조적 문제점이 노정되고 있다.
대학에서의 인력양성이 산업현장의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산학연계를 통하여 필요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갖춘 인력이 양성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산업수요보다 이론위주의 공급자 중심형 교육에 치중함으로써, 산업계의 불만과 추가 인력개발투자를 유발시켜 왔다. 특히 고학력 실업으로 인한 인적자원의 사장을 막고 기업의 우수인력 확보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전공별 인력양성 규모에서 구체적인 교육과정 개발에 이르기까지 대학교육에 산업현장의 인력수요가 반영되어야만 한다. 그러나 인문계열은 물론이고 산업현장과 직결되는 이공계열의 경우에도 대학의 교육과정이 노동시장과 괴리되어 있어 기업이 요구하는 다양한 지식과 기술을 갖춘 인력이 배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기업들은 대학의 역량을 불신하고 독자적 기술개발에 주력하여,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기술혁신 성과는 미흡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많은 사람들은 대학과 기업간의 이러한 괴리를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이라고 부르고 있다.
다른 한편 공급자 중심의 정부 지원정책도 대학과 기업의 동반경쟁력 약화를 초래하는 매우 중요한 원인을 제공하였다. 지금까지 산학협력을 위한 정부의 지원은 공급자인 대학에 집중되었고, 정부부처들의 사업간 통합 및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산학협력의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지 못하였다. 특히 각 부처별로 개별대학 및 연구소를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을 중복적으로 실시해왔으나 실제 기업의 수요보다는 연구자의 필요에 따라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 결과 산학협력이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연구개발과 인재양성 등 모든 측면에서 재정투자의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인력수급의 불균형이 심화되어 청년실업은 날로 악화되는 반면, 기업은 인력부족을 호소하는 취업난 속의 구인난이 발생하게 되었다. 더구나 기업이 재교육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신규인력보다 경력직 채용을 선호함으로써 청년실업이 날로 확대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술지원의 측면에서도 기업에 대한 상용화 기술이전이나 특허기술의 사업화가 활발하지 못해 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국내창업보다 해외투자를 선호하면서 국내에서의 혁신적 기업의 신규창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이상과 같은 문제점들을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학과 기업이 항상적․항구적 혁신창출을 위해 서로 자극함으로써 상생형․상승형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2003년 9월 25일 정부는 대학과 기업, 정부의 대표 등 16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참여정부의 신산학협력 비전 및 추진전략: 기술혁신과 고용창출을 위한 대학과 기업의 협력’이라는 주제로 국정과제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여기서 정부는 기술혁신을 통한 국가발전을 위해 대학과 기업의 새로운 산학협력체제를 구축해 나갈 것임을 천명하였다(국가균형발전위원회․교육인적자원부․산업자원부․과학기술부․정보통신부․문화관광부․중소기업청, 2003).
그리고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교육을 확대해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함과 동시에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인력 지원을 확대하며, 연구개발의 사업화 및 상업화를 촉진하고, 기술지도 및 기술이전의 활성화를 통해 지식과 기술을 확산하며, 효과적인 창업 위주의 기술혁신정책으로 새로운 첨단의 혁신적 기업 창업 붐을 일으켜 적극적으로 고용을 확대한다는 것을 새로운 산학협력 정책의 기본방향으로 제시하였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지역대학을 잘 활용하는 기업이 성공하고, 지역기업과 가장 빈번히 접촉하는 대학이 기술혁신을 주도하는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앞으로 정부가 추진하게될 신산학협력 정책의 대안을 수요자중심 인력양성, 기술혁신형 연구개발, 기술이전 및 기술지도, 창업지원 등 4대 영역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인력양성의 영역에서는 수요자 중심의 인력양성 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취업연계형 맞춤교육 확대, 현장실습학점제 및 인턴십 활성화, 산업아카데미 확산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먼저, 취업과 연계한 맞춤형 교육을 전면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기업체 대표 또는 업종별 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여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맞춤형 교과과정을 적극 개발해 나갈 필요가 있다. 아울러 대학은 이들 교과과정의 운영을 통해 졸업생의 취업능력을 대대적으로 향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맞춤형 교육의 활성화는 현재 우리 사회에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청년실업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소해 나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교육현장과 산업현장의 연계를 구조적으로 강화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독일의 이원화 교육제도는 이를 위한 대표적인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즉 독일은 기업체내 훈련과 직업학교 교육을 밀접히 연계시키는 전통적인 이원화 직업교육훈련제도를 갖고 있다. 이원화제도에서 훈련은 약 80%가 기업내에서의 훈련 또는 훈련센터에서의 훈련 등 기업중심 훈련이고 나머지 20%는 직업학교중심 훈련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업은 연방정부가 내린 직업훈련의 정의에 따라 실기기능을 주로 가르치며, 직업학교에서는 주정부의 문화성이 채택한 교과과정에 따라 이론 지식과 관련한 과목을 주로 가르친다. 이를 위해 우리도 학과에 따라 3학점에서부터 36학점까지를 인정하는 현장실습학점제를 확대함으로써 이론과 실무가 겸비된 대학교육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전경련 및 중기협 등 경제단체와 협조하여 대학생 및 청년들의 인턴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인턴십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다수의 인원을 장기간(6개월 정도) 연수토록 하고, 기업 부근에 공동기숙사 등을 지원하여 참여학생의 거주여건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산학협력을 통해 혁신능력 및 생산성을 증진할 수 있도록 대학별로 기업 임직원에 대한 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산업아카데미를 확산시키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기술개발의 영역에서는 기술혁신형 연구개발을 활성화하고, 연구개발의 사업화 및 상업화를 촉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 나라는 2003년 기준으로 약 5조3천억원 정부 연구개발투자를 지원하고 있으나 연구개발의 사업화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특허의 사업화 문제가 심각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특허 등록수나 국제특허 출원수에서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는 데 반해 산학연계를 통한 산업화 노력 부족으로 특허 활용도가 매우 낮은 현실은 이를 방증한다. 이에 특허를 사업화할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연구개발단지라고 할 수 있는 대덕연구단지 등을 중심으로 산학협력을 활성화함으로써 각종 연구개발의 성과의 사업화 및 상업화를 촉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공공부문의 연구과제 선정시 산업계 전문가의 참여를 확대하고, 사업화 단계의 과제를 우선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부 각 부처의 산학협력 사업을 평가할 시, 기업의 만족도 및 사업화 성과를 평가에 반영하는 등 기업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사업을 우대하여, 사업 내용 및 추진방법이 수요자 중심으로 개편되도록 유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초·원천기술의 경우 개발단계부터 산업계의 공동 참여를 통해 개발된 기술의 사업화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등 기초·원천기술의 사업화 연계성을 강화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산학 공동연구 사업비에서 석·박사생에 대한 연구지원금 인정비율을 확대하여 산학 공동연구 참여를 활성화하는 등 연구개발과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연계해서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 그리고 대학간 국제 네트워크를 활용, 해외기업과의 산학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해외기업 R&D 센터 유치도 적극 추진하는 등 해외 유수기업과의 개방적 협력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기술지도 및 기술이전의 영역에서는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새로운 기술의 확산 및 활용을 촉진해 나가야 한다. 현재 우리의 대기업은 독자적 기술연구체제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팽배하고,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하청이라는 안정적 수주처에 안주하면서 기업혁신을 소홀히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기술이전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산학협력 또는 산산협력을 통해 대학과 대기업이 보유한 중간수준 기술을 중소기업에게 광범위하게 이전할 수 있는 획기적 대책 마련이 긴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새로운 기술의 창출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기술이전을 통해 기술개발의 성과를 증폭시켜 나가는 일인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산학협력단과 같은 산학협력의 단일창구를 활용해 기술이전 및 중개기능 강화해 나가야 한다. 뿐만 아니라 기술이전조직(TLO) 및 대학기술이전센터(비법인) 등 대학내 기술이전조직의 지원기능도 활성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아울러 기술이전 전문가 채용 확대 및 교수의 지적재산권 출원에 대해서는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판매 또는 라이센싱이 가능한 기술리스트를 작성하고 공개하는 등 대학 차원의 지적재산권 지원․관리 체계도 정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1사 1전담교수제(Family Doctor) 시스템을 확산시켜 기업의 애로를 수시로 진단하고, 해결책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대표적으로 한국산업기술대의 경우에는 인근의 기업들과 ‘가족회사 제도’라는 시스템을 통해 상시적인 접촉창구를 마련하고 있으며, 매 회사마다 1명의 전담교수를 둠으로써 기업에 대한 기술지도 및 이전을 용이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기술지도체계를 전국적으로 확산해 나간다면 중소기업의 기술개선 및 혁신 능력을 획기적으로 제고시켜 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기술부문뿐만 아니라 경영부문까지도 지도범위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기술부문 외에 마케팅, 금융, 자금관리, 회계 등 경영부문에도 많은 애로를 가지고 있으므로 산학협력을 통해 이에 대한 종합적인 지도가 필요한 실정이다.
넷째, 창업의 영역에서도 혁신적 기업의 창업을 활성화해 나가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신규 창업기업들의 자체 기술력은 50%이상이 세계 최고수준이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가 국내창업보다 해외창업을 선호하고 있는 실정이다(중소기업청, 2003). 이는 연구성과와 창업지원의 선순환 체계를 형성할 수 있는 산-학, 산-산, 산-연 네트워크가 활성화되지 못한 데 중요한 원인이 있다. 특히 창업가의 지원을 위한 인큐베이션 기능이 너무 취약한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첨단기술 분야의 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학기반형, 대기업기반형, 연구소기반형 혁신기업의 창업지원 기반을 확충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지역내 신규 비즈니스 창출을 통한 적극적 고용확대를 위해 산학협력의 틀 안에서 혁신적 기업의 창업 붐을 확산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창업보육센터를 중심으로 연구단지(Research Park)를 조성하여 대학내 창업보육 기능을 강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교수 및 재학생과 입주기업간 활발한 기술협력을 통해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고취하고, 대학연계형 기업가를 적극적으로 육성해 나가야 한다. 이와 관련해 테크노파크(TP)를 성장기 기업의 Post-BI 전문센터로 활용하고, 창업보육센터와 연계기능을 강화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창업보육센터 → 테크노 파크 → 창업 등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창업지원 시스템을 정착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더불어 창업교육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우선 대학에서는 창업 교과과정을 지속적으로 개발·확대하여, 창업의 이론과 방법에 대한 전문적 교육을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중·고등학교에서는 성공한 과학기술자와 기업가의 일대기 등을 중심으로 기업가 정신을 함양하도록 유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3. R&D투자의 효율화를 통한 기업혁신역량 극대화
지식기반 경제하에서 과학기술은 경쟁력우위 확보의 주된 동력이며, R&D 생산성은 경제적 성과와 높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1년 세계 R&D 지출액은 6,500억 달러에 이르는데,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한국도 세계 R&D 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GDP 대비 R&D 비중(2001년 기준 2.96%)을 볼 때, 한국의 R&D규모는 이미 선진국에 근접해 있으나 절대규모(2001년 기준 미국의 1/21, 일본의 1/12)에서나 정부의 R&D부담 비율측면(2001년 기준 한국26%, 미국 31.7%, 프랑스 38.8%)에서는 선진국과 격차를 보이고 있다(한국산업기술평가원, 2004).

이러한 양적 문제보다도 심각한 문제는 바로 질적 수준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기술개발과 혁신의 성과가 사업화로 이어지는 비율이 아직도 매우 낮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5년간 우리나라 산업기술개발사업의 투자대비 매출효과는 약 24배(순효과 6.2배)의 총량적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기술개발성공율은 70%수준에 불과하고, 사업화율은 30~35%정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대학, 연구소와 기업간 산학협력이 확대되고는 있으나 수요자 중심의 연구개발은 아직 미흡하고, 특히 산학협력의 활성화와 네크워크를 통한 지역혁신체계의 구축은 시작단계에 머물고 있다. 이는 R&D투자에 있어 산업/지역정책과의 연계부족으로 인프라 집적효과가 미약하다는 점으로 인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특히 지역혁신체계에 있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분담과 기능간의 연계를 통한 효율적인 지원시스템의 구축이 미흡하다. 2002년을 기준으로 할 때 우리의 산업기술관련 R&D는 1조원시대로 진입하였다. GDP대비 R&D투자비율로 보았을 때, 투자규모에 대한 일부 투입지표가 선진국수준에 이미 도달한 상태이므로 앞으로 중요한 것은 투자의 효율화와 내실화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현재 정부내에서는 R&D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평가/조정기능의 강화, 산학연 연계의 강화 등 다양한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다. 특히 성과중심 기술혁신체계로의 전환을 통해 R&D의 생산성을 제고하고, 궁극적으로 지역혁신체계를 조기에 구축할 수 있도록 추동하는 양자간 선순환 관계를 지향하는 다양한 정책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구체적인 사업목적과 성과지표를 마련하여 주기적인 성과평가를 통해 연구개발의 기술혁신성과 정도와 사업화정도 등 R&D의 생산성을 측정하고 평가하여 이를 효율화하고 집약화할 수 있는 방안을 통해 결과적으로 정부의 기술혁신활동은 이제 R&D의 투입에서 기술의 사업화 및 기업의 성장과 기술혁신에 초점을 둔 성과중심의 지속적 평가제도로의 전환을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과정이 지역혁신체계의 구축과 연동됨으로써 국가균형발전을 추진하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정책적 영역을 확장시키는 데 기여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산업기술개발 평가 및 활용과정에서 평가가 주로 기술목표달성을 중심으로 기술전문가들에 의해 평가되고 있으며, 개발 및 사업화의 주체인 기업의 혁신잠재력 및 경영성과 변화 등은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다. 이는 미국의 ATP 등 선진국들의 경우 기술부문평가와 경영경제부문 평가를 절차상 분리하여 심층평가하는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따라서 이후 우리나라의 산업기술개발투자도 기술목표 달성이라는 기술적 성과에만 그쳐서는 안되며, 기업의 혁신성장기반과 성과제고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R&D투자의 평가 및 성과관리 제도를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 추진목표로는 R&D 효율화 촉진, 기업의 데이터 입력 용이, 산업별 비교가능, 데이터 수집활용 비용 최소화 및 효율극대화라는 측면에서 기업혁신 성장지표를 조기에 도입할 필요가 있다. 즉 경영상태가 발전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정부 R&D자금, 또는 과학기술부와 산업자원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기업연구소지원제도를 단계별로 지원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기술혁신과 글로벌화에 기반을 두고, 경영적으로 건실한 업체를 선정하여 기술개발 또는 지원제도를 집중함으로써 정부투자자금의 효율화와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역내 기업들의 경영정보를 획득하여 매년 업데이트함으로써 정부지원시 가장 효과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업을 선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최근 세계 각국은 기술개발의 목표로서 기술개발능력제고 뿐만 아니라 생산․재무 마케팅 등의 경영능력 제고를 통해 매출증대 및 이윤확대를 추구하는 제3세대 연구관리를 중시하는 추세이다. 우리도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국내외 기술개발 성패 실증사례에서 지적된 자본부족, 경영악화, 재무구조 등을 주요요소로 새롭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상의 고려요건 하에서, R&D투자효율화와 관련하여 기업경영과정 변화의 사전사후적 핵심요인으로 성장성, 수익성, 생산성, 기술지식기반, 국제화기반, 안정성 및 R&D투자 대비 매출증가액 등 혁신성 지표를 추가하도록 해야 한다.

여기서 기업혁신성장 평가지표는 산업기술개발 사업의 신규, 중간, 단계, 최종평가 과정에서 기술개발의 성공과 사업화 측정의 평가, 보완틀로서 활용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산업기술개발 사업시 기업혁신성장평가 지표가 활용되기 위한 준비사항으로는, 신규과제 신청시, 중간(단계) 최종평가시 참여기업 경영정보의 보고의무와 함께 DB화가 긴요하다. 뿐만 아니라 기업의 산업기술개발 참여시 기업경영정보 데이터의 지속적 업데이트 평가가 필요하며, 기업경영정보 DB는 1단계 산자부, 중기청, 2단계 정통부, 과기부 등 기술개발 유관 부처로 확산되어야 하며, 세무 및 기업은행과의 제휴 등으로의 확대도 필요하다.

<그림 3> R&D 효율화를 위한 기업혁신성장 평가 흐름도





4. 혁신지향적 중소기업정책의 추진

정부는 그 동안 다양한 중소기업 육성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해왔다. 그러나 중소기업 고유의 취약성과 불균형발전전략의 부산물적 성격이 혼재된 중소기업 문제에 대한 구조적․체계적 대응 미흡, 지원대상별 차별화 미흡, 정책역량의 지나친 분산 등의 문제점들이 파생되었다. 이로 인해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노력은 중소기업의 양적 저변 확대에는 기여하였으나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배양하고 혁신을 유도하여 질적 구조 고도화를 달성하는 성과는 미흡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중소기업을 둘러싼 경쟁환경 및 정책환경은 정책 대응의 질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성장축을 다변화해야 하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고, 경제 민주화 요구도 크게 증대하였다. 그리고 대외적으로는 무한경쟁에 따른 혁신과 효율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경제환경의 변화속에서 중소기업은 우리 경제의 지속 성장과 고용 창출, 그리고 구조고도화 간의 선순환구조 확립에 중요한 기여와 역할을 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혁신에 기반한 자생적 성장 기반의 구축이 절실히 필요하다. 또한 과거 40여년간 지속된 대기업 중심의 고착화된 경제구조에서 누적된 중소기업 문제가 단기간내에 해소될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하여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구조적 대응 노력이 긴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중소기업정책의 목표와 영역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선진국의 사례들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중소기업정책과 지역개발정책의 연계성이 강화될 여지가 많으며, 남북한 경제협력이 진전됨에 따라 중소기업정책의 역할과 의미가 더욱 중요하게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참여정부의 중소기업정책은 이러한 대내외적 여건을 충실히 반영한 미래지향적 비전과 방향성에 입각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중소기업 정책의 목표와 방식의 대전환을 추진하지 않으면 안된다. 앞으로 중소기업정책의 핵심은 구조적 열위를 보완하되 일방적 보호를 지양하고, 자율과 경쟁에 기반한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야 할 것이다. 특히 정책자금과 하드웨어 지원 중심에서 중소기업의 경영 및 혁신 역량 제고에 필요한 전방위적이고 소프트웨어적 지원을 크게 확충하는 방향으로 정책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중앙정부 주도에서 지역중심의 정책 협력을 보다 강조할 필요가 있으며,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인 중소기업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양 방향 지원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술수준별로 차별화된 접근을 통해 기업의 실질적 애로를 해소하고, 특히 중소창업기업가에 대한 자금, 기술, 경영, 법률 등 종합적 기업지원서비스를 확충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러한 정책들을 통해 현재 약 10만개의 중소기업 중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의 비중을 10% 이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참여정부의 중소기업정책은 첫째, 혁신지향적 우선순위에 입각하여 추진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정책자금 지원, 외국인 노동자 등 저임금 인력 공급, 비정규직화 등 기존 정책기조에 따른 연명형 경영의 악순환 고리를 끊고 중소기업의 질적 성장 노력을 뒷받침하는 자양분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혁신역량 강화시책과 중소기업에 대한 불합리한 시장 불리의 구조적 보완시책 간의 균형과 조화를 통해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의 명실상부한 성장 중추로 자리매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둘째, 중소기업 지원의 내용도 변화되어야 한다. 앞으로는 금융, 인력 등에서 단순한 비용요인의 절감을 위한 지원보다는 접근기회의 확대, 고부가가치 창출과 연계된 성과유발형 지원에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 통해 정부 지원이 시장을 통한 원활한 구조조정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중소기업의 실질적인 구조 고도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셋째, 정부는 중소기업간 협력․제휴를 적극 뒷받침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앞으로 글로벌 아웃소싱의 확산, 극도의 수익성 추구 등 경쟁 패러다임이 변화함에 따라 개별 중소기업의 대응만으로는 이를 극복하기 어려운 만큼, 중소기업들간 네트워킹을 통해 규모상 불리와 경영자원의 열위를 효과적으로 보완해 나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중소기업간 능동적․자주적 공동사업을 적극 지원해 나갈 필요가 있다.

넷째, 산학연 협력체계가 중소기업 혁신체계(Small Business Innovation System)의 핵심 기제로서 중소기업의 혁신 수요에 적극 부응하여 중소기업 혁신활동의 진정한 도우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정책은 국가균형발전전략 및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현과의 긴밀한 연계 속에 추진되어야 하며, 다른 어떤 것보다도 높은 우선순위를 부여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참여정부의 중소기업정책은 중소기업 스스로의 혁신 동기를 유발하고, 중소기업의 자생력 배양에 걸림돌에 되는 각종 불합리한 관행과 불공정 거래 등 시장 왜곡을 철저히 보완․시정하는 것으로 집약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성장 장벽을 제거․해소해 나감으로써 혁신 의지와 노력을 갖춘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적극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이상과 같은 참여정부 중소기업정책의 궁극적 목표는 우리 중소기업이 반복되는 자금난, 인력난, 판로난에 허덕이는 연명형 경영구조에서 탈피하여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현하는 당당한 경쟁주체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 부문은 우리 경제의 질 높은 일자리 창출을 주도하고, 작지만 빠르고 강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될 것이다.

5. 농업혁신정책의 추진

우리나라에서 농업부문은 과거 불균형발전전략의 최대 피해자라고 할 수 있지만 앞으로도 개방은 피할 수 없는 세계적 대세이다. 오늘날 심각한 지역격차도 실상은 ‘살농정책’이라고 말할 정도로 농업부문을 소홀히 취급한 결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소국개방경제체제를 갖는 우리가 국제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농산물시장의 개방이 불가피하다.

앞으로 도하개발아젠다 농업협상, FTA, 쌀시장 개방 재협상 등 시장개방의 파고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농업부문에서 획기적인 정책대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시장기제에 의해 농업인구가 더욱 감소하고 탈농이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향후 10년간 투자될 119조원의 농특회계를 활용하여 농업부문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농업혁신을 추진하는 등 농업부문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분야에 투자를 집중시켜 나갈 필요성이 있다. 시장개방으로 인한 충격을 농업혁신과 구조조정으로 극복하고 농업의 선진화를 이루어 나가야만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농업을 지속가능한 첨단의 친환경적 생명산업으로 육성하는 농업혁신을 병행추진하지 않으면 안된다.

앞으로는 종자전쟁을 포함하여 세계적인 농업혁신 추세에 맞추어 농업에 대한 투자를 보조금 위주에서 종자개량, 첨단기술 접목 등에 입각한 농업혁신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농민복지의 증진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 역할을 수행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농민복지문제는 시장경쟁원리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계획 등을 통한 대책마련이 병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앞으로 농업정책에는 복지뿐만 아니라, 교육, 관광․레저 등의 정책을 포함시켜 적극적 농촌살리기로 전환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선진국과 경쟁해서 이기는 농업, 1인당 소득이 도시근로자에 버금가는 농민, 가서 살고 싶은 농촌을 건설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첫째, 농업혁신과 농민복지를 위한 정책대안들을 개발․추진해야 한다. 무엇보다 규모있는 전업농과 친환경 고품질 농업을 집중 육성하는 등 품질과 서비스 향상으로 농업시장을 지키고 수출을 증진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뿐만 아니라 가공산업과 서비스 유통과 관련한 산업을 육성해 농업의 부가가치와 농가소득 증대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특히 주5일제의 도입에 따른 5도2촌산업, 농촌관광 활성화 등을 통해 지연산업을 육성하고 농외소득을 증대시켜 나가야 한다. 아울러 농업발전과 농민복지 증진을 위한 농업/농촌 투융자 계획을 준비하고, 영세/고령농가는 사회복지 차원에서 지원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1․2․3차 산업의 융합 및 농업혁신을 통해 농민을 혁신적 기업가로 육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 먼저, 최신 기술과 농산품 가공산업의 융합을 촉진시켜 나가야 한다. 나주의 천연염료․천연염색, 진주 오키드바이오텍의 향기나는 호접난, 성남 라이스텍의 씻어나온 쌀, 해남 참다래사업단, 고창 복분자주, 연천 병배․병포도 등은 이를 위한 대표적 사례들이다.

<그림 4> 1․2․3차 산업의 융합과 농업혁신




다음으로 마케팅 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인터넷 전자상거래, 브랜드화 및 품질관리를 철저히 하여 고품질․안전 농산물을 공급함으로써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 여기에는 칠곡 인터넷 홍화씨 판매, 안성브랜드사업단의 쌀포도․배․한우․인삼 브랜드 형성, 보성 녹차관광, 보령머드, 장수사과 등이 대표적이다.

셋째, 서비스 혁신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 농촌 어메니티, 특산품, 전통․문화자원 등을 1차 산업과 연계․활용해 나가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양평․여주의 농업체험․농촌체험, 함평나비, 화천 신대리, 이천 부래미, 곡성 기차마을, 인제 모험레포츠 등의 사례를 들 수 있다.


Ⅴ. 맺는말


한국 경제는 1970년대와 80년대의 시기 동안 대기업과 수많은 하청기업이 연계된 대기업 선단의 경쟁력을 토대로 매우 빠르고도 압축적인 경제성장에 성공함으로써 선진국과의 격차를 크게 좁힐 수 있었다. 그러나 혁신클러스터간 경쟁이 선단식 경쟁을 대체하면서 양적 팽창 위주의 성장모델은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렵게 되었다. 우리가 지난 1995년 최초로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넘어선 이후 10년째 마의 1만달러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근본적 원인도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 데 있는 것으로 판명나고 있다.

현재 우리의 중소기업과 주요 공단들이 갖고 있는 치명적인 약점은 두뇌기능이 부재하다는 사실이다. 단순히 기업을 공간적으로 집적한다고 해서 그것이 저절로 새로운 기술혁신과 호혜적 이득을 가져다 주는 혁신클러스터가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기존 공단들에 대해서는 연구개발기능을 강화함으로써 획기적인 재생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혁신기반이 취약한 지역은 기업과 대학간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새로운 혁신클러스터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국경제가 새로운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혁신주도형 경제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집권-집중형 국가주도가 아니라 분권-분산형 지역주도에 기초한 국정운영방식을 구축하고, 단순한 기술의 모방이나 조립․가공이 아니라 산학연의 유기적인 연계에 기초한 기술혁신전략을 추구하며, 획일적이고 순응적인 사회구조에서 벗어나 다양성과 상상력이 무한히 펼쳐질 수 있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 또한 대기업의 선단식 폐쇄적인 경쟁보다는 클러스터에 기초한 개방적인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추구하는 경제구조를 형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다극 분산형의 새로운 발전모델은 세계화와 정보화 시대에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미래지향적인 국가의 모습을 담고 있다. 자율적인 다극 분산형의 네트워크 사회구조는 유연성, 적응력, 생존력 등의 측면에서 우월할 뿐만 아니라, 국가적 현안 문제인 수도권의 과잉집중에서 오는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지방의 물적․인적 자원을 활용하여 국가 전체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앞당기고 국가재도약을 이루기 위한 가장 강력한 대안은 ‘혁신주도형 발전전략’으로의 전환을 통해 미래 한국을 ‘역동적 한국(Dynamic Korea)’으로 건설하는 일이다.

혁신이 거의 모든 나라에서 국가발전의 키워드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이제 우리도 대학, 지자체, 연구소, 기업, 시민단체 등 혁신주체들이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역혁신체계를 구축하여 지역전략산업을 육성하고, 이와 더불어 기존의 산업단지를 혁신클러스터로 육성하는 혁신형 국토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역혁신의 열기를 전국으로 확산시켜 이를 지역발전과 국가발전을 위한 새로운 동력으로 활용하는 일이다. 그렇게 해서 지역혁신을 국가대도약의 전기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 KIIC -




* 이글은 한국응용경제학회에서 발간하는 '응용경제' 제6권 2호(2004.9)에 기 발표된 논문임을 밝혀둡니다. 저자는 참여정부의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정책연구실장으로 근무한 바 있으며 현재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KRIVET) 연구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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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 제2세대 R&D는 생산 및 재무전략에 초점을 둔다면, 제3세대 R&D는 기술 및 마케팅 전략을 강조한다. 최근에는 고객의 수요까지 고려하는 제4세대 R&D전략 개념까지 등장하고 있다(Miller and Morris, 1999).

2. 이들에 따르면 설사 원천기술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창의적인 사업화를 통해 혁신을 이룰 수 있다. 실리콘밸리가 루트128보다 기술개발능력이 뒤졌음에도 경제실적에서 훨씬 앞선 것이 이를 입증한다(Saxenian, 1994). 결국 아무리 혁신적 기술이나 인재가 많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사업화할 마인드와 자금기반, 시장수요가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러므로 ‘기술력 제고’를 고립화시켜 과학기술정책으로만 다룰 것이 아니라 산업정책, 인력양성정책, 시장정책 안으로 끌어들여 종합적으로 고려해야만 하는 것이다.

3. ‘혁신체계’의 개념은 1980년대 중반 이후 프리만(Freeman, 1987), 룬드발(Lundvall, 1992) 등이 ‘국가혁신체계’(NIS)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확산되기 시작하였다. 이후 지식기반경제로의 전환에 따라 국가단위에서보다 지역단위에서의 상호작용과 공동학습이 경쟁력 창출에 더욱 유리하다는 쿡과 모건(Cooke and Morgan, 1993)의 주장을 통해 지역혁신체계 개념이 정립되게 되었다. 이러한 지역혁신체계 논의는 내생적 발전을 위한 성장엔진을 지역내부에 구축함으로써 세방화에 따른 새로운 환경변화에 대처하려는 세계적 차원에서의 새로운 시도라고 말할 수 있다.

4. 인력양성 측면에서 대학은 이론 위주의 공급자 중심형 교육에 치중해 산업수요를 전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특히 산업현장과 유리된 이론․지식 위주의 교육을 통해 배출된 인력에 대한 기업의 불만이 점증하고 있다. 최근 전경련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의 실습 및 현장교육에 대한 기업의 불만은 80%를 넘고 있으며, 커리큘럼, 교수방법, 교원의 현장감각과 능력 모두에서도 대학이 기업에 필요한 교육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전경련, 2003).

5.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대부분 전문인력충원에 있어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인력양성을 위한 직접투자를 하기보다는 기 양성된 인력을 스카우트하는 헤드헌팅 전략을 채택해왔다. 사회 전체적으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개발투자를 하지 않는 상황속에서 개별 기업의 입장에서는 인력개발투자를 하기 보다 무임승차전략을 채택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 사회에는 소위 ‘인재빼가기 문제’(poaching problem)가 일반화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국가 전체적으로 기업이 필요한 인력이 양성되는 것이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 개인의 수요를 반영하는 인력이 양성될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인문숭상과 이공계 기피현상, 인력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는 이러한 대학과 기업이 직면한 구조적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6. 우리의 경우 특허기술을 포함한 기술개발 성과가 산업현장에 제대로 접목되지 못해 사장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나라는 현재 특허 등록수는 세계 3위이고, 국제특허 출원수는 세계 8위이다. 최근 미국내 특허순위에서도 10위권을 벗어난 적이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산학연계를 통한 산업화 노력 부족으로 특허 활용도는 세계 21위에 그치고 있다. 이는 그만큼 사장되고 있는 국내 특허기술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2003).

7. 보다 구체적으로 혁신창업, 기술의 상업화와 관련한 가장 큰 애로요인은 마케팅 및 시장진입(78.6%), 경쟁기업의 가격공세(46.4%), 상품화자금 확보(25.0%), 기술개발결과 유출(21.4%) 등의 순으로 파악되고 있다(STEPI, 2002).

8. 혁신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산학연 네트워크의 활성화로 연구성과와 창업지원의 선순환 체계를 형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샌디애고 지역에서는 UCSD가 ‘CONNECT'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벤처창업에 필요한 자금․인력․기술 등의 다양한 지원기능 수행하고 있다. 또한 스웨덴의 시스타에서는 스톡홀름시와 에릭슨, 스웨덴 정부가 공동으로「일렉트룸」이라는 산학연 협력지원센터를 설립하여 혁신창업에 필요한 종합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만의 신주단지에서는 공업기술연구원을 비롯한 연구소와 대학내에 수많은 창업보육센터를 설치하여 산학연 협력을 통한 혁신창업을 촉진하고 있다(국가균형발전위원회, 2004c).

9. 하준경(2004)에 따르면 한국경제는 기존의 양적 팽창전략이 오히려 새로운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되어 경제가 정체상태에 머무르는 비수렴함정(non-convergence trap)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우리가 이러한 함정에서 하루속히 벗어나 선진국의 대열에 진입하려면 혁신주도 성장전략으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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